외장 디자이너 쉬제밍. 그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수석 외장 디자이너 / 기아 상하이 어드밴스드 디자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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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D
Q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려요.
제 이름은 쉬제밍입니다. 기아 상하이 어드밴스드 디자인센터에서 시니어 외장 디자이너를 맡고 있습니다.
Q2.
기아 상하이 어드밴스드 디자인센터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상하이에 있기 전에는 기아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7년 동안 일했어요. 거의 10년간 해외에서 살다 보니 고향과 문화가 정말 그립더라고요. 그래서 상하이에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회사의 제안에 YES라고 명확하게 말했답니다.
Q3.
지금 시니어 외장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업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제가 맡은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중국 시장의 동향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미래 중국 시장에 어울릴 만한 프리미엄 제품 안을 설계하는 거예요. 일종의 실험이나 사전 연구라고 할 수 있죠. 두 번째는 디자인 스튜디오의 역할이에요. 상하이에 있는 기아 디자인센터도 기아의 글로벌 제품 디자인의 모든 과정에 참여합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의 디자인 센터와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지속하며 자동차 외관 디자인 개발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Q4.
2021년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 ‘Opposites United’(OU)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OU는 디자이너가 기아 브랜드를 위해 함께 일하고 생각하는 지침을 제공한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는 각자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취향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이들의 제안을 통합하고 적절한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아의 고객에게 명확한 브랜드 이미지와 정체성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 또한 기아만의 디자인 철학을 구축할 필요가 있어요.
Q5.
‘중국’ 하면 넓은 국토, 많은 인구, 오랜 역사, 다양한 문화가 떠오릅니다. 이런 중국의 특성이 창조적인 영역인 디자인에서 어떻게 발현할 수 있을까요?
저는 포괄적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중국의 디자이너는 다양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서로 간에 전혀 다른 시각을 보이기도 해요. 이러한 DNA는 다양한 시대에 걸쳐 다양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중국 문화의 전형이죠. 중국을 간단하게 대표할 만한 단일한 요소는 없다고 봐요.
Q6.
중국 문화의 특성에 뿌리를 두고 OU 및 5 Pillars에 접근할 때 어떤 해석이 나올 수 있을까요?
OU는 ‘음양’의 개념과 매우 유사합니다. 중국인이 OU를 이해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상은 아마 음양일 거예요. 중국 문화는 매우 풍부해요. 그래서 하나의 통합적인 개념 안에 서로 반대되는 요소가 두 가지 이상일 수도 있답니다. 동일한 테마 안에 3~4가지 다른 요소가 각각 고유한 측면을 나타낼 수도 있는 거죠. 한편, 이런 요소가 모여서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합니다. 오행(五行)이 대표적인데요. 만약 5 Pillars 중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의 예로 생각해본다면, 이를 ‘부드럽고 단단한’ 또는 ‘따뜻하고 차가운’ 요소로 확장할 수도 있을 겁니다.
Q7.
OU를 떠올리는 물건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는데요. 그에 대한 이야기를 청해도 될까요?
저의 장난감 컬렉션을 소개하고 싶어요. 히데오 코지마 게임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한 ‘루덴스(Ludens)’라는 가상 인물인데, 스튜디오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습니다. 우주복을 입은 우주비행사의 모습 중 우주복 디자인이 매우 특별해요. 유럽 중세 시대의 갑옷 요소와 미래 지향적인 우주복을 결합한 우주복의 특색은 특히 헬멧과 어깨 갑옷에서 잘 나타납니다. 중세와 미래라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갑옷과 우주복은 유사한 느낌을 전달해요. 둘 다 보호복이면서 용감하고 모험적인 정신을 담고 있죠. 디자인에서 OU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Q8.
디자인 프로젝트를 다루면서 OU와 5 Pillars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기아에서 만드는 자동차는 그 범주가 다양한데요. 이에 가장 적합한 기둥을 선택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SUV 프로젝트라면 ‘Bold for Nature’를, 도시형 소형차 프로젝트에는 ‘Joy for Reason’을 사용하는 식입니다.
Q9.
지속가능성은 요즘 모든 영역에서 큰 이슈입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지속가능성은 일종의 지속적인 실천입니다. 현지 상황에 제대로 기반한다면 강력하고 유익한 전략이 될 수 있어요. 대개 지속가능성 하면 재활용과 에너지 절약을 떠올리지만, 이는 대중에게 추상적인 개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지속가능성 디자인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긍정적이니까요. 하지만 소수의 연구자와 디자이너를 넘어 다수의 행동에 반영될 때 그 진정한 가치와 의미가 생긴다고 봅니다.
Q10.
중국 문화에서 찾을 수 있는 지속가능성에 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중국 문화를 보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의미하는 ‘천인합일(天人合一)’ 같은 정신이 항상 존재했어요. 유학의 창시자인 공자(孔子)는 물고기를 잡을 때 낚싯대만 사용했지, 다른 방법으로 물고기를 잡지 않았습니다. 새를 잡을 때에도 둥지 밖에 있는 새만 쏘았지, 둥지로 돌아온 새는 쏘지 않았다고 해요. 이러한 ‘인(仁)’이야말로 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Q11.
영감을 얻고 이를 디자인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팁이 있을까요?
저의 경우, 두 가지 멋진 형태의 이미지를 결합하고 뒤섞어 추상적이지만 흥미로운 시각적 대비를 찾으려고 애써요. 그리고 이를 분석하면서 아이디어를 좁히고 정돈합니다.
Q12.
디자인에 대한 개인적인 관점과 태도가 궁금합니다.
저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을 믿지만, 동시에 순수하고 신선한 스타일링을 찾는 일도 좋아합니다. 디자인에서 이 두 가지를 결합해 균형을 맞추는 것은 제 일상적인 업무입니다.
Q13.
10년 후 자기 모습을 상상해본다면요?
그때도 여전히 즐겁게 자동차를 디자인하면서 젊은 자동차 디자이너가 자기 일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가이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Double-D
Double-D는 2012년 설립 이후 브랜딩, 패키지, 편집, 광고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다. 2021년 기아의 비주얼 아이덴티티 리뉴얼을 담당해 전용 서체 및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기아 디자인 매거진》의 태동부터 함께 고민하면서 현재 기획과 디자인을 맡고 있으며, 창작자를 위한 온라인 매거진 《비애티튜드》를 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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