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Vol.11
새로움을 향한 무한한 자유
자개, 레진, 나무 등을 재료로 활용해 독특한 스타일링을 선보이는 헤어 아티스트 가베와 식물에 인공적 재료를 더해 외계 식물이라는 이색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플랜트 아티스트 하이이화. 익숙한 소재로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두 아티스트의 작업은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Opposites United)’에 대한 신선한 영감을 불러일으킵니다.
Credits
Close
안미영
촬영
Salt Studio
편집
Double D
About the Interviewee
가베
가베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헤어 아티스트다. 20세에 본격적으로 미용을 시작해 헤어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우연한 기회에 진행한 개인 작업을 계기로 매거진 화보에 발을 내디뎠다. 현재 매거진 화보, 엔터테인먼트, 광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가발과 헤드피스를 사용한 창의적인 작업을 선보이며 정력적으로 활동 중이다. 영국 패션 협회에서 발표한 ‘2023 NEW WAVE: Creatives’에 한국인 헤어 아티스트로는 사상 처음으로 선정됐다.
전체 인터뷰 읽어보기
하이이화
하이이화는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후 방송국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했고, 현재 플랜트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외계 식물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다양한 기업 광고의 비주얼을 기획하고 여러 브랜드와 협업하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2023년 10월, 스페인 코르도바에서 열린 국제꽃페스티벌 ‘플로라 축제’에 한국인 최초로 초청돼 현지에서 거문고 음악과 결합한 장소 특정적 작품을 발표했다.
전체 인터뷰 읽어보기
For Your Insight
더 이상 새로운 게 있을까 싶은 영역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신선한 작품을 맞닥뜨리며 경이로운 감정이 고양될 때가 있습니다. 헤어 아티스트 가베와 플랜트 아티스트 하이이화는 이런 놀라움을 선사하는 작가입니다. 자개, 레진, 나무 등을 소재로 헤어 스타일링의 신세계를 보여주는 가베는 영감의 원천이 어린 시절의 기억에 있다고 고백합니다. 동양미술과 불교에서 영향을 받은 하이이화는 식물과 전자부품으로 낯선 외계 식물을 만듭니다. 두 아티스트는 익숙함에서 출발해 작품세계를 자유롭게 확장하며 새로운 창의성(New Creativity)을 선보입니다.
Q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가베
안녕하세요. 헤어 아티스트 가베입니다.
하이이화
안녕하세요. 저는 인공적인 요소와 식물을 결합해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미지 세계의 외계 식물을 만드는 플랜트 아티스트 하이이화입니다.
가베의 인터뷰
하이이화의 인터뷰
Q2.
두 분은 일상 소재를 재료 삼아 예술로 승화한 작품을 선보이는데요. 상반된 요소를 활용해 새로운 성취를 얻은 경험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가베
재료를 활용할 때 새로운 시도를 하곤 해요. 예컨대, 헤어에 레진 같은 재료로 작업한 후 먹을 수 있는 것을 작품에 활용하는 거죠. 자개나 레진을 사용한 헤어 스타일링을 끝낸 후 고정력을 높이기 위해 전분이나 설탕물, 젤라틴을 사용하는 게 대표적인 예에요. 기존 헤어 제품으로는 제가 원하는 느낌을 연출하기 어려워서 몸소 찾아낸 재료입니다. 특히 웨이브 형태를 만들 때 아주 효과적이에요. 그런 의외의 재료를 사용할 때 오히려 스타일링이 부드럽게 완성되는 걸 경험했어요.
하이이화
외계 식물을 테마로 작업을 이끌다 보니, 식물만 활용하는 방식을 고수하다간 소재가 고갈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자연과 반대되는 요소인 인공적인 재료와 결합해 작업을 확장하게 됐습니다. 저는 그런 색다른 결합을 통해 자연을 대하는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어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불안정하고 인위적인 자연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이 시각적인 자극을 받았으면 합니다. 동시에 앞으로 실제 우리 눈앞에 펼쳐질 인공적인 자연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요.
가베의 인터뷰
하이이화의 인터뷰
Q3.
고정관념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을 작업에 어떻게 녹이는지 궁금합니다.
가베
헤어에 대한 고정관념이라면, 보통 대상을 예쁘게 보이도록 애쓰는 행위를 생각하잖아요. 저는 그런 측면을 다르게 풀어내려고 노력해요. 자연물처럼 보이거나 판타지처럼 다가갈 수 있는 스타일에 대해 계속 고민하면서 작업에 녹이려고 합니다. 회화나 다른 장르의 예술 작품을 참고해 시각적으로 더욱더 풍성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내고요. 제 작업은 대부분 이런 태도와 노력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하이이화
사람들이 식물 하면 보통 생각하는 일반적인 이미지가 존재하잖아요. 식물의 외적 이미지가 아름답고 유연한 쪽으로 풀리는 것에 비해 저는 철저히 재료로 바라보고 접근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비록 매개는 식물이지만, 제가 생각하는 내면의 이야기를 표현한 결과물은 미지의 세계에 존재하는 생명체가 될 수 있는 거죠.
안미영
기자, 작가, 인터뷰어로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쓴다. 《노블레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일했고 에세이와 여행서 등 네 권의 책을 출간했다. 현재 프리랜스 에디터이자 카피라이터로 활동한다.
다른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