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Vol.5
지나간 것을 바라보는 영민한 시선
조선시대 문자도를 현대적으로 변용하는 채병록, 복고풍 레터링에 메시지를 담는 김기조, 두 그래픽 디자이너의 인터뷰를 살펴보며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의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하세요.
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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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영
촬영
Salt Studio
편집
Double-D
About the Interviewees
채병록
일본 타마미술대학에서 그래픽 표현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부터 디자인스튜디오 CBR Graphic을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단체 및 기업과 활발히 협업 중이다.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 뮌헨 국제디자인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조형대학 디자인학부와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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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조
한글 레터링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서울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다. 학생 시절부터 독립 음반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의 창립 멤버이자 수석 디자이너로 활약하며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너마저’ 등 여러 뮤지션의 음반 아트워크를 담당했다. 2011년 디자인 스튜디오 기조측면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포스터, 전시, 공연, 영상 매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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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Your Insight
과거의 것을 소재로 작업하는 아티스트는 이를 바라보는 자세와 현대적 시각을 중시합니다. 지나간 것을 답습하는 게 아니라 시대의 맥락을 이해하고 지금 이 시점에 맞게 융합해야 발전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고민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새로운 창작물이 탄생합니다. 한국적인 미감을 현대적인 그래픽으로 재해석하는 채병록, 소위 ‘복고풍’으로 불리는 한글 레터링으로 다양한 아트워크를 시도한 김기조, 이렇게 두 명의 그래픽 디자이너를 만났습니다. 이들이 오래된 것에서 영감받아 표현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의 것을 접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다양한 이야기를 청해보았습니다.
Q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채병록
안녕하세요. 그래픽 디자이너 채병록입니다. 현재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CBR Graphic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화단체나 기업과 협업하며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기조
안녕하세요. 그래픽 디자이너 김기조입니다. 기조측면이라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어요. 한글 레터링을 주요 작업 방식으로 삼고 있습니다.
채병록의 인터뷰
김기조의 인터뷰
Q2.
과거의 정서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채병록
저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미학과 멋을 찾아내어 현대화하는 작업을 합니다. 전통이지만 미처 우리가 느끼지 못했거나 무의식적으로 경험한 것이 있는데요. 전통을 그대로 해석하기보다 지금 현대의 매체와 표현법으로 재해석하면서 그 속에 있는 긍정적 의미와 가치를 보여주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우리 것을 기분 좋은 시각 경험으로 만나면서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합니다.
김기조
과거를 단순히 재현하기보다 현재와 맥락이 맞닿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과거의 이미지가 매력적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지금 기준에서 부족해 보일 수도 있지만, 과거의 요소에서 영감을 받았다면 우리가 현재 어떤 시대에 살고 있고 현재적인 맥락에서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죠. 그래야 생명력이 생기니까요. 어떻게 보면 그게 발전이기도 하고요.
채병록의 인터뷰
김기조의 인터뷰
Q3.
과거의 요소를 활용한 디자인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요?
채병록
요즘 금방 휘발되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통을 재해석한 작업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봐요. 전통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었는지, 현대적인 것과 어떻게 융합하며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확장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김기조
복고 취향의 문화가 과거와 현재의 연결이라는 지점을 놓치고 과거를 취향적으로 채집하며 외피만 흉내 낸다면 오히려 다른 형태의 단절이 되지 않을까요. 사람들의 일상이 깃든 미시적인 역사가 현재에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지닐 수 있을지, 그 뒤에 숨어있는 맥락에 관심을 가지고 고찰하는 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좋은 것은 살리고, 그렇지 않은 것은 다시 생각해보며 마치 체로 모래를 걸러내듯 여러 차례 반복하면 결국 정말 고운 모래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지금 그것을 얻는 과정 중에 있는 거죠.
안미영
기자, 작가, 인터뷰어로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쓴다. 《노블레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일했고, 에세이와 여행서 등 4권의 책을 출간했다. 현재 프리랜스 에디터이자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