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Vol.8
변주를 넘어 자유로운 융합으로
전통음악에 머물지 않고 복합장르를 시도하며 새롭고 독창적인 레퍼토리를 이어가는 경기소리꾼 이희문. 최근 국악을 접목한 기념비적인 10집 앨범을 선보인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상반된 것을 융합하며 음악 세계를 확장하는 두 뮤지션을 통해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Opposites United)’을 통찰해 보세요.
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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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영
촬영
Salt Studio
편집
Double-D
About the Interviewees
이희문
이희문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로 경기민요 고주랑 명창의 아들이다. 영상을 전공하고 뮤직비디오 연출을 하다가 27세에 이춘희 명창의 권유로 소리를 시작했다. 전통을 기반으로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추구하는 그는 2010년 전국민요경창대회 종합부문 대통령상, 2014년 KBS 국악대상 민요상, 2015년 제23회 전통예술부문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21년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 유공자 포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서울시문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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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
웅산은 1996년 재즈클럽 신에 데뷔하여 2003년 1집 앨범을 발매했다. 일본 ‘빌보드 라이브’와 일본 최고의 재즈 명예의 전당 ‘블루노트’에 초청받은 최초의 한국인이다. 2008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노래상 2관왕, 2010년 일본 《스윙 저널》 ‘골드디스크’에 한국인 최초로 선정됐다. 2008년과 2015년에는 리더스폴에서 선정한 베스트 보컬로 뽑혔고, 2021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재즈협회 제3대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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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Your Insight
장르의 경계를 넘어 짜릿한 실험을 감행하는 뮤지션들이 있습니다. 경기민요 이수자 이희문은 자유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며 동시대에 생생히 살아있는 전통 음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재즈 디바’로 불리는 웅산은 재즈와 블루스를 넘어 판소리 창법까지 제 것으로 만들어 다채로운 크로스오버 음악을 펼칩니다. 이들은 자기 음악을 올곧게 간직한 채, 한편으로는 언제나 확장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둡니다. 음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토해내는 두 뮤지션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희문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민요를 하는 소리꾼 이희문입니다.
웅산
안녕하세요. 저는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입니다. 반갑습니다.
이희문의 인터뷰
웅산의 인터뷰
Q2.
전통과 현대, 혹은 한국과 서양의 음악을 융합한 복합 장르를 시도할 때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희문
저는 그 무엇보다 제가 하는 경기민요를 올곧게 부르려고 노력합니다. ‘전통음악인’ 하면 흔히들 한복 입고 갓 쓴 모습을 생각하시는데요. 현대적인 스타일로 외양을 갖추고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더욱더 본질을 중시하게 됩니다. 노래가 변하면 그 안에 깃든 전통도 사라져버리니까 소리만큼은 배운 대로 하려고 노력해요. ‘시김새 1)’ 같은 보컬 테크닉까지 제대로 살려서 노래에 녹여내려고 하죠.
웅산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기존의 저와 5:5라는 완벽히 동일한 비율로 만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자신이 정확히 살아있는 상태에서 융화해야 자연스럽게 새로운 웅산의 모습이 나올 수 있어요. 그래서 재즈 보컬리스트인 제가 판소리꾼으로 변신해서 노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가장 자연스럽게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음악적 도구를 활용하는 데 주안점을 둡니다.
이희문의 인터뷰
웅산의 인터뷰
Q3.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소리, 추구하는 음악이 궁금합니다.
이희문
아무래도 예술이란 행위를 하는 사람은 대체로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듯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지닌 ‘소리’라는 재능과 기술을 통해 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영민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네요.
웅산
재즈를 하면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마음이 더욱더 확실해졌어요.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모방을 거쳐 자신의 모습을 분명하게 만들어야 해요. 그렇게 변화를 시도할 때 사람들은 ‘이상해졌다’고 수근거리죠. 이런 과정을 꿋꿋이 이겨내야만 해요. 이번 앨범에 수록한 곡 ‘I’m Not a Butterfly’에는 ‘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비가 아니라 자유롭게 깨어 있고 살아있는 존재’라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음악적인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멈추지 않고, 더 큰 자유를 원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저는 음악 커리어를 헤비메탈로 시작했어요. 초창기에는 무슨 음악을 하든 헤비메탈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예스터데이’라는 곡을 통해 고음 없이 편안한 음악을 한다는 인상을 줬고, 스스로 반전을 만들어갔죠. 지금도 계속 연구하며 개발하고 있어요. 더 큰 자유를 위해서요.
1) 전통음악에서 특정 음이나 가락 앞뒤에 붙어 주선율을 꾸미는 장식음.
안미영
기자, 작가, 인터뷰어로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쓴다. 《노블레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일했고, 에세이와 여행서 등 4권의 책을 출간했다. 현재 프리랜스 에디터이자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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