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Vol.7
시대를 읽는 예술적 균형감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동시대의 새로운 한복을 선보이는 단하주단의 한복 디자이너 단하. 깊이 있고 디테일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콘셉트와 스토리를 선보이는 민주킴의 패션 디자이너 김민주. 한국적인 것을 세계적인 것으로 표현하는 두 디자이너의 예술적 균형감에서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의 통찰을 엿볼 수 있습니다.
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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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영
촬영
Salt Studio
편집
Double-D
About the Interviewees
단하
단하는 전통을 새롭게 해석한 한복으로 주목받는 한복 디자이너다. 2018년 단하주단을 론칭했다. 2020년 K팝 아티스트 블랙핑크가 단하주단의 옷을 입고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한복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어냈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올해의 한복인’을 수상했고 한국바른언론인협회가 국가 위상을 높인 공로자에게 수여하는 ‘위대한 국민대상’ 및 ‘대한민국 크리에이터 대상’을 수상했다. 최근 ‘파리패션위크Paris Fashion Week’에서 한복 컬렉션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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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김민주는 2015년 론칭한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 ‘민주킴MINJUKIM’의 창립자다.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후 2013년 ‘H&M 디자인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고, 2014년 ‘LVMH 영 패션 디자이너 프라이즈’ 준결승에 진출했다. 2020년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글로벌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넥스트 인 패션Next in Fashion〉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떠올랐다. 2021년 대한민국패션대상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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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Your Insight
빠르게 변하는 패션업계에서 한국 패션 디자이너의 활약이 눈에 띕니다. K-패션이 드디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걸까요. 전통 유물에서 영감받은 문양을 활용해 전 세계에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한복 디자이너 단하와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글로벌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넥스트 인 패션Next in Fashion〉의 우승자인 패션 디자이너 김민주, 두 명의 창작자를 만났습니다. 이들은 분명한 철학 아래 컬렉션마다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을 대하는 진중한 자세와 자유로운 크리에이티브, 그 사이에서 놀라운 균형을 만드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단하
안녕하세요. 한복 디자이너 단하입니다. 단하는 비단 단(緞), 여름 하(夏)로 ‘여름 비단’이란 의미입니다.
김민주
안녕하세요.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 ‘민주킴MINJUKIM’을 이끄는 김민주입니다.
단하의 인터뷰
김민주의 인터뷰
Q2.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융합을 기반으로 새로운 패션을 선보일 때 어떤 시도를 하시나요?
단하
평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컬렉션에서 다루곤 하는데요. 최근 컬렉션 주제가 ‘초월’이었어요. 전통과 현대의 초월, 시간과 공간의 초월, 그리고 양장과 한복의 초월. 이 모든 것을 융합해 좋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컬렉션을 꾸몄죠. 한복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재미있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어요. 특별한 날에만 입는 단아한 한복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남성 복식을 여성이 입거나 속옷을 겉옷으로 입는 식으로요. 현대 패션의 영역에서 한복을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김민주
전통에 대해 깊이 있는 공부를 하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어, 최근 컬렉션을 진행하면서 한국 신화에 등장하는 바리공주를 주제로 삼아 한국의 전통적인 면모를 많이 보여드리려고 했는데요. 아름지기를 방문해 교수님을 만나 뵙고 제가 보여주고 싶은 시대와 바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어요. 그리고 박물관에 가서 그 시대의 유물을 눈으로 보고 리서치하는 과정을 거쳤죠. 바리 이야기는 우리나라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고, 다른 나라에도 유사한 이야기가 존재해요. 그런 부분까지 최대한 지식을 많이 습득한 후 그 안에서 민주킴과 닮은 요소를 찾아서 우리만의 것으로 현대화하는 작업에 돌입했어요. 전통적인 요소를 활용한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바라보고 재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기에, 가장 중요한 건 디테일한 리서치라고 생각합니다.
단하의 인터뷰
김민주의 인터뷰
Q3.
세계에서 주목받는 한국인 패션 디자이너로서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단하
지난 수천 년 동안 이어진 한국인의 얼과 정신의 집약체를 한국적인 것이라고 상정한다면, 저는 디자이너로서 그 핵심은 바로 전통 문양이라고 생각했어요. 궁중에서는 각종 문양에 많은 상징을 담았는데, 다복, 다산, 장수 같은 좋은 의미가 대부분입니다. 저는 모든 옷에 이런 문양을 사용하면서 현대적인 컬러와 실용적인 소재로 제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것을 표현했어요. 세계적인 것은 많은 이가 공감하는 주제일 텐데요. 블랙핑크의 멤버들이 단하주단의 한복을 입고 촬영한 뮤직비디오가 공개됐을 때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 수 있었던 비결은 한복과 아티스트가 만든 시너지에서 비롯한 공감 때문이 아닐까 해요.
김민주
저는 한국적인 것이란 곧 전통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보통 ‘옛것’이라고 부르는, 그래서 지금 시대에는 만들 수 없고, 예전의 그 시대가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정말 전통적인 것이겠죠. 더불어 세계적인 것 역시 한국적인 것이 아닐까 합니다. 〈넥스트 인 패션〉에 출연하면서 저의 정체성에 관해 한 번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갑자기 해외에 많이 알려지게 되면서 앞으로 어떤 디자인을 선보여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해외의 여러 유명 디자이너는 자국의 복식을 현대화하고 재해석하면서 정통성을 보여주는데요. 저도 그런 방향으로 작업한다면 디자인으로 한국을 보여주고 많은 이에게 한국의 패션 디자이너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2022년에 바리 컬렉션을 준비한 것도 한국적인 주제로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그런 마음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안미영
기자, 작가, 인터뷰어로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쓴다. 《노블레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일했고, 에세이와 여행서 등 4권의 책을 출간했다. 현재 프리랜스 에디터이자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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