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Vol.11
Let’s Enjoy Your Discovery!
‘Joy of Discovery’

케이브하우스, 2023년 10월 12일
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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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리
촬영
Salt Studio
지난 6월 기아글로벌디자인(이하 기아디자인)으로부터 조직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 설계를 제안받았다. 자동차 디자인은 많은 디자이너들이 서로 협업하며 결과물을 완성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디자이너 개인의 크레딧보다는 조직을 우선하는 편이다. 특히 커다란 포부와 의욕을 가지고 입사한 디자이너가 디자인 작업에 몰두한 지 3~5년 정도 되면 리셋을 위한 리프레시가 필요해진다. 이를 위해 창의적 사고를 재충전하는 맞춤형 1일 워크숍 기획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였다. 워크숍을 통해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 걸까, 조심스레 물어보니 몇 가지로 압축할 수 있었다.
- 협업 활동에 몰두하느라 그동안 잊고 있던 개인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고 재정립하는 시간
- 조직의 일원이자 한 사람의 창작자로서 스스로의 브랜딩 정립에 대해 고민하고 나아가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의 장이 되는 시간
- 다양한 사람과의 새로운 대화를 통해 본인 내부에 숨은 고민을 온전히 제 목소리로 내보는 시간
- 조직 내에서 자신이 갖는 역할, 소중함, 가치 등을 인지하며 유의미한 결과물을 도출하는 시간
밑줄이 필요한 단어로 빼곡한 문장들에는 구성원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기아디자인의 진심이 가득 담겨있었다. 특히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라는 철학 아래 많은 이들의 영감을 총체적으로 모아 결과물을 도출하는 조직 입장에서, 그 근본을 이루는 디자이너 개인의 정체성과 브랜딩에 신경을 쓰고 계속 소통하려 노력한다는 점은 명징했다. 게임 디자인을 바탕으로 몰입형 워크숍(immersive workshop)을 진행하는 우리 ‘놀공NOLGONG’의 장기를 활용하면 조직과 개인에게 모두 도움 되는 흥미로운 장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Pale Blue Dot〉, 2020 (1990년 이미지 보정) © NASA/JPL-Caltech
문득 한 장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1990년 2월 14일,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구를 돌아보며 보내온 사진이었다. 그 안에는 작은 푸른 점 하나가 존재한다.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창백한 푸른 점(The Pale Blue Dot)’이라고 부른, 64억km 거리에 떨어진 이 까마득한 작은 점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여기에 담긴 의미까지도. 혹시 우리 각자의 의미는 어딘가에 가득 담겨 있지만,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바람에 그게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Dot’이 우리말 ‘점’으로, 그리고 영단어 ‘Point’로 이어지면서 Point가 들어간 영어 문장들이 수없이 뇌리를 스쳤다. 하나씩 살펴보니 ‘창백한 푸른 점’에서 느낀 감정과 기아디자인 구성원이 느꼈을 감정이 겹치며 알 수 없는 울림을 주었다. 그렇게 고민과 문장이 얽히고설키며 시적 감흥을 주더니, 어느새 짧은 시 한 편이 탄생했다. 워크숍에 참석하는 디자이너들이 현업과 일상에서 조우하는 대상을 제 관점에서 정의하고 스스로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압축한 시는 타이틀도 없고, 영문과 국문이 뒤죽박죽 섞였지만, 그 진심만큼은 아주 명확했다.
The Point
작은 점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Get to the Point
당신을 초대합니다
That’s beside the Point
때로는 소외되고
You’re missing the Point
때로는 잊혀지고
The Point is lost on them
때로는 잃어버리기도 하며
Prove your Point
때로는 증명해야 하고
Get to the Point
때로는 찾아가야 하지만,
That’s a good Point
당신은 소중하며
The point is worth considering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The Point is clear
확실합니다
I see your Point
나는 당신이 보입니다
Let’s Make Your Point.
제안서 대신 시 한 편을 들고 기아디자인 담당자들과 만났다. 맥락에 대한 상호 공감이 이루어지면서 워크숍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발전시켰다. 외부의 낯선 장소에서 진행할 것, 직접 참여하고 몰입하는 형식일 것, 기존에서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 등 기아디자인 담당자가 강조하는 면모가 놀공이 중시하는 워크숍의 본질과 결이 비슷하다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마치 시 속의 점(point)들이 하나둘 빠르게 이어지는 느낌이랄까.
워크숍의 타이틀은 ‘Joy of Discovery’로 결정했다. 나 자신을 탐구하며 디자이너 개개인이 지닌 모습과 의미를 찾는 ‘발견의 기쁨’이 펼쳐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머시브 워크숍은 참여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워크숍의 메시지를 더욱더 잘 느낄 수 있으며, 그 경험을 품에 안고 일상으로 돌아가 자기 삶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럴 때 본인이 제안한 디자인이 사람을 움직이고 연결하는 과정을 체험하는 게임 디자인은 여러모로 효과적이다. 그리하여, 일상의 사물을 활용해 게임을 만드는 ‘팅커링 아카데미 워크숍Tinkering Academy Workshop’ 모델과 다양한 이머시브 경험 디자인을 기반 삼아 워크숍 설계에 매진했다. 디자이너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역할, 가치를 재인식하는 시작점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였다.
10월 12일 워크숍 당일 새벽, 행사가 열리는 이태원 케이브하우스로 가서 손님맞이를 시작했다. 이곳은 핫한 이태원 대로변에 있지만 입구만 보면 ‘여기 맞나?’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막상 내부로 들어오면 생각지도 못한 넓고 아늑한 공간이 펼쳐지는 매력적인 곳이다. 9시가 되자 오늘의 주인공들이 한두 명씩 도착하기 시작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비슷비슷하기 마련인데, 모두 자신만의 색깔이 강한 게 흥미로웠다. 공간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미리 준비한 음료와 이태원 로컬숍에서 공수한 베이글을 들고 자리에 편히 앉았다. 대기업 워크숍을 진행하다 보면 자기소개마저 귀찮아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다행히도 오늘은 소개하는 시간을 즐기는 모습이다. 대부분 당일 처음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건네는 사이인데도 “언젠가 지나가다가 본 적이 있어요”라고 말하면서 반가움을 표시했다. 서로가 늘 ‘함께’하는 기아디자인의 일원이라는 감정을 긍정적으로 내뿜는 모양새다.
드디어 오전 워크숍이 시작됐다. ‘Tinker Our Ways’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팀을 이루어 일상의 물건으로 게임을 디자인하는 게 목표다.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를 물리적으로 움직이게끔 돕는 것이 게임 디자인의 묘미인 만큼, 여러 팀이 만든 게임에 직접 참여하며 몸을 이용한 동적인 경험을 만끽하는 일은 참여자에게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게임을 만들려면 재료가 필요하다. 각자가 받은 의문의 봉투를 여니 마끈, 탁구공, 종이접시, 빗자루, 쓰레받기, 뜰채, 케이블 타이, 효자손, 수세미, 고무줄, 털실, 풍선, 물놀이 비치볼, 비닐 노끈, 종이컵, 구슬 공 등이 나타났다. 이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활용해 게임 만드는 일을 시작할 경우, 대부분 어떻게 해야 할지 머뭇거리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기아디자인의 구성원들은 직접 물건을 만지고, 연결하고, 생각을 모아 게임을 만드는 데 한 치의 거리낌이 없었다. 처음 하는 활동이지만 디자이너에게 체화된 관찰과 발상, 창작 능력을 빠르게 발현하며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 중 하나를 골라 게임의 내러티브로 활용하기로 했고, 결과적으로 라푼젤, 헨젤과 그레텔, 금도끼 은도끼, 잭과 콩나무, 아기 돼지 삼 형제가 선정됐다. 과연 어떤 기발한 해석이 나올까, 기대하며 바라보고 있으니 도구를 확인하고 바로 거침없이 조형 작품에 가까운 완성도로 무엇인가를 구현해 넓은 공간에 설치하거나, 오랜 시간 테이블에서 상의를 거듭하며 움직임이 적은 활동을 고민하거나, 의자에서 일어나 물건으로 여러 행동을 실험하며 신체로 발상하는 등 놀라울 정도로 높은 집중력과 적극성이 뿜어져 나왔다. 무엇보다 동화의 내러티브에 맞춰 공간에 게임을 펼치는 구성력과 표현 능력은 실로 놀라울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머리가 긴 라푼젤의 특징에 영감받아 비닐 노끈으로 이마를 감고 끝에 물놀이 비치볼을 달아 바닥의 점수표로 날리는 재미있는 발상에서 시작해 사방치기를 통해 헨젤과 그레텔이 바닥에 흘린 고무줄을 줍고, 효자손과 빗자루를 이어 금도끼와 은도끼를 만든 후 바닥에 흩뿌려진 케이블 타이를 쓰레받기에 담아 반대쪽 뜰채에 집어넣고, 마끈과 종이접시를 하나하나 엮어 세로로 기다란 콩나무를 구축한 후 탁구공을 던져 각 구간의 접시에 안착시키고, 컵을 쌓아 아기 돼지 삼 형제의 집을 만들고 그 앞에 종이로 방어막을 형성해 구슬 공을 던지는 늑대를 방해하는 형태로 저마다의 게임을 완성했다.
명료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모습을 보니, 게임 디자인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도 어떻게 게임을 설계해야 하는지 직감적으로 아는 듯했다. 아마 업무를 진행하며 트레이닝한 면모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덕분이리라. 무엇보다 자신이 고안한 규칙을 게임에 온전히 적용할 수 있기에 창작자 본연의 개성과 성취를 발현하는 커다란 즐거움을 느꼈을 것이다. 모두가 플레이어로 변하는 페스티벌 시간이 오자 여기저기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흥이 폭발했다. 마치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최고의 축제를 보는 느낌이었는데, 기아 구성원의 다양한 크리에이티브가 압축된 게임은 그들이 직접 향유함으로써 더욱더 빛나게 되었다.
오후 시간에는 해체창작 워크숍 ‘Answers Within’를 마련했다. 해체 창작은 ‘Reverse Create’, ‘Opposite Create’라고도 부른다. 하나의 온전한 사물을 완성하는 데 목표를 두는 창작 행위에 정반대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해체 과정에서 전체를 구성하던 작은 조각과 그 의미를 파악하고, 각자의 관점을 기반으로 다양한 맥락과 의미를 부여해 주체적인 창작자로서 전시물을 재창조하는 데 목표를 둔다. 그동안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던 기아디자인 구성원 입장에서는 개인의 정체성과 브랜딩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해체창작 워크숍은 물건을 분해하는 행위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 구성한 작품을 제목 및 설명과 함께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과정도 포함한다. 자기 내면의 감정과 생각을 담아낸 작품을 최종적으로 발표하는 시간에 워크숍 참여자의 다양성은 말 그대로 반짝반짝 빛났다.
척 보기에도 만만치 않은 프로그램이지만, 아니나 다를까 새로운 활동에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는 태도가 매우 의욕적이었다. 마음 내키는 만큼 분해할 수 있는 재료의 스펙트럼은 정말 넓었다. 키보드, 전자사전, 휴대폰, 계산기, 동시통역기, 플로피 디스크 같은 복잡한 IT 제품, 유선전화, 연필깎이, 휴대용 선풍기, 글루건, 자가검사 키트, 브리타 필터, 샤워 필터, 탁상시계, 비눗방울 제조기처럼 기능이 명확한 물품, 장난감, 인형, 야구공 등의 간단한 오브제와 탱자, 천일홍, 꽈리, 들깨송이 등 자연물까지 말이다. 연구실 느낌을 주는 데스크 조명과 갖가지 해체 도구를 준비해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기아디자인 구성원의 개성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매우 차분하고 조심스레 하나하나 해체하는 사람부터 고민 없이 시원하게 바로 톱으로 자르는 사람까지 가지각색이었다.
해체한 키보드 버튼으로 특정 메시지를 만들고 삭제와 엔터 버튼을 통해 마음의 전달이 힘든 점을 서정적으로 표현하거나, 브리타 필터의 수많은 알갱이를 네모난 국기 모양으로 모은 후 흩어지는 구성원이라 지칭하고, 글루건 내부의 짜임새를 흥미로운 디저트로 상상하며, 전화기 전선에 숨은 네 가지 선을 끄집어내며 대화와 이해에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모습, 작은 요소 하나의 유무에 비눗방울 제조기가 선사하는 반짝이는 여행의 구현이 달려있다는 성찰과 견고한 야구공 껍질을 해체한 후 더욱 견고한 알맹이를 발견하며 머릿속을 스친 화두를 전달하는 모습은 짜릿함을 안겨줬다.
천일홍 한 송이가 흩날려 꽃다발이 되는 상황을 묘사하며 무엇이 더 아름다운지 질문하는 감성, ‘질서는 좋은 것, 편한 것, 아름다운 것’이라는 문구에 맞춰 홀로 서지 못하는 휴대용 선풍기를 톱으로 잘라 종이 위에 세운 후 질서를 얻었지만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황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용기, 우리 잠자리를 지키던 추억의 인형을 해체해 구름 위를 떠다니는 자유를 선사하는 배려, 계산기를 통해 돈과 숫자에 매몰되는 우리에게 계산할 수 없는 진짜 꿈은 무엇인지 질문를 던지는 일까지 한 사람의 창작자로서 그들이 지닌 관점과 그 깊이란!
특히 전원이 다른 사람의 작품 소개에 관심을 두고, 어떤 작품인지, 내용은 무엇인지 몰입하며 귀 기울이는 태도를 보니 서로에 대한 여실한 존중과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철학적으로 풀어낸 작품과 설명에 영향받아 자기 작품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는 고백, 이에 자극받아 작품 설명을 다시 정리했다고 덤덤히 말하는 장면에서는 디자이너 특유의 욕심과 의지가 보였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파악한 기아디자인의 인상은 반짝반짝 빛나는 창작자들이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조직이었다.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후 케이터링과 디제잉으로 구성된 애프터 파티를 즐기며 대망의 워크숍이 종료됐다. 모든 워크숍은 끝난 후 설문지를 남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만족도와 짧은 코멘트를 훑어보았다. ‘Joy of Discovery’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96점. 세부적인 의견을 살펴봤다.
- 평소 일할 때와는 다른 뇌 근육을 사용하는 느낌이 좋았다.
- 연령대에 맞는 요즘 콘텐츠다. 생각의 폭을 넓히는 활동,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이 인상적이었다.
- 직군 특성에 맞춰 깊이 있게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완성도, 그리고 철저한 준비와 배려에 놀랐다.
- 경험 및 오감을 활용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구성이 기대 이상으로 매우 좋았다.
- 트렌디한 공간에서 드링크와 디제잉을 즐기며 동료들과 교류하는 애프터 파티는 최고였다.
- 현업에 영감 주는 부분이 많아서 앞으로 다른 구성원도 경험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 정도면 워크숍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다고 확신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경험한 발견과 충전의 기쁨이 기나긴 시간 동안 지속될 수는 없는 법이다. 디자이너라는 업을 생각해 보면, 만족감은 도전적인 과제와 넘어야 하는 한계를 통과할 때 성취할 때가 잦다. 이를 위한 집중력이 필요할 때, 이번 ‘Joy of Discovery’에서 얻은 에너지를 떠올린다면 디자이너가 자신의 업을 대하고 정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고 굳게 믿어본다.
지난 10여 년간 많은 회사와 수많은 워크숍을 진행한 입장에서 미루어볼 때, 이번 기아디자인 워크숍은 조직이 구성원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이 창조적 사고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개인의 가치를 북돋으려는 의지가 명징했다. 무엇보다 워크숍에서 처음으로 만난 사이지만 건강한 대화와 연결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한 구성원의 놀라운 협업과 집중력이 아니었다면 그 어떤 완벽한 계획을 세웠더라도 워크숍의 의미가 퇴색되었을 것이다.
협업에서 발생하는 다사다난함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reaction)은 조절할 수 없지만, 현명한 대응(response)은 선택의 영역이다. 만약 이번 ‘Joy of Discovery’가 기아디자인 구성원에게 ‘선택의 힘’을 키우는 계기를 제공했다면 무척 반가운 일이다. ‘창백한 푸른 점’에 가까이 다가가 거대한 우주가 내 안에 있음을 인지하는 특별한 기회, 즉 발견의 기쁨으로서 말이다. 앞으로 기아디자인과 구성원의 무운을 빌어 본다. Let’s Enjoy Your Discovery!
피터 리
피터 리는 ‘Make it Matter’를 모토로 교육과 문화 영역에서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는 경험 디자이너로 놀공NOLGONG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1996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뉴미디어 디자이너로 경력을 시작해 뉴욕의 다양한 미디어 회사를 거쳐 미국의 게임 디자이너 에릭 짐머만Eric Zimmerman과 함께 뉴욕 맨해튼에 소재한 유명 캐주얼 게임 회사 ‘게임랩GameLab’의 공동 대표를 지냈다. 뉴욕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비영리 연구소 ‘인스티튜드 오브 플레이Institute of Play’(2006), 빅게임 축제 ‘Come Out & Play Festival’(2006), 디지털 세대를 위한 대안학교 ‘Quest To Learn’(2009) 설립에 참여했다.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을 거점으로 미국과 유럽 등 국내외 파트너와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주한독일문화원과 협업한 ‘빙파우스트Being Faust: Enter Mephisto’는 15개국에서 열렸고, 한국과 독일을 둘러싼 70년 분단과 통일의 역사를 담은 ‘월페커스Wallpeckers’는 2019년 베를린과 한국에서 런칭했다. 현재 독일 슈테델 뮤지엄과 2024년 봄 런칭할 새로운 미술관 경험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며, 성균관대학교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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